생활과 경제

추석대목시장 손님은 많은데 재래시장 정부의 지원에도 매출이 반토막 난 이유는?

델톤 2014. 9. 6. 20:04

(추석 이틀전 제가 다니는 재래시장 경기가 살아나는 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여서 즐겨 가시던 재래 시장에 가지 못합니다. 몸이 성하였을 때에는 매일 재래 시장에 같이 가서  옆에 있는 내게 가격을 내게 물어보시고 싱싱하고 싼 채소와 재료들을 사서 맛나게 음식을 해주시곤 했습니다. 그러나 몇년전 넘어지면서 대퇴부를 다쳐서 걷지를 못해 집에만 계시기 때문에 철마다 나는 채소와 과일을 내게 사달라고 부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일과를  마치고 운동삼아 가까운 산에서 약수물을 받아 집으로 오는 길에 매일 가까운 재래시장을 들립니다. 오늘밤을 넘기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떨이로 싸게 나오는 채소를 사기 위해서입니다. 싸고 싱싱한 물건을 샀을 때는  뭔가 뿌듯한 행복함이 -돈 만원의 행복이라고 할까요- 밀려옵니다. 왜냐하면 어머님은 '참 싸게 잘 샀다"고  늘 칭찬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재래시장 번듯한 가게에 장사를 하는 상인도 있지만 난전에서 여러가지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도 많습니다. 모퉁이 은행앞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상추와 호박잎을 파는 할머니가 계셔서 저는 어머님 생각이 나서 할머니가 파는 야채를 사기로 어렵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할머니는 귀가 어두워 내가 주문하는 말도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호박잎을 샀습니다. 어머니께서 호박잎을  쪄서 쌈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호박잎이 좋은 것이고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잘 모릅니다.그저 할머니가 집에 있는 어머님같고 어머님이 호박잎을 좋아하시니까 호박잎을 산 것뿐입니다.  "어머님! 좋아하는  호박잎 사왔어요"하고 자랑을 하니까. 어머님께서는 호박잎을 보시고는 인상이 조금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비싸고 너무 꺼칠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호박잎을 판 할머니가 조금은 야속했습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정찰제 가격이고 상품을 비교할 수 있어 제가 선택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과를 받아들이면 됩니다. 재래시장은 '정'이라는 주관적인 감정이 작동하기 때문에 감정에 이끌려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안 좋으면 기분도 엉망이 됩니다. 이제 재래시장 갈 때마다 나는 할머니 가게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재래시장의 모습은 천태만상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이용하지 않는 듯 합니다.재래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고 물건을 사는 사람도 연세가 조금 많으신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억력이 약해 물건 가격을 지불했는지.. 잔돈을 받았는지.. 이런 문제로 티격 태격 싸움도 하시고 .. 나이 많은 손님이 무슨 불만이 있는지?  마구잡이로 우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재래시장은 뭔가 혼란스럽고 어지럽다는 편견으로 젊은 새댁들이 방문을 꺼리게 됩니다.

 

 

정부가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전통시장 매출이 12년만에  40조에서 20조로 반토박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전국 전통시장의 총매출이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진  최근 12년 동안 오히려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이 기간 전통시장에  3조 5천억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기대하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의하면 2001년 전국 전통시장 총매출은 40조1천억에서 2013년 20조 7천억으로 48%나 급감했습니다. 반면에 대형마트 총매출은 2009년 33조2천억에서 2013년 45조 1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 대조를 보였습니다.

정부는 재래시장과 영세업자들을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인위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대형마트들이 격주로 문을 닫고 대형마트가 재래시장 부근에 진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원을 하는 만큼 재래시장 상인들도 걸맞은 노력을 해야하는 데.. 너무 정부만 바라보는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전통시장 주차장, 진입로 등 시설 노후화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와 신뢰 부족입니다. 옛날 시장에 가면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훈훈함도 있었습니다. 재래시장에서는 카드로 결제되지 않는 상점도 있습니다. 외상으로도 물건을 사고 파는  정도의 신뢰가 구축되었으면 합니다.

전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찾아 추석 물가를 점검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명절만 되면 나오는 뉴스 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장을 돌면서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해 상추, 파프리카.밤, 방울 토마토 등 추석 제수 용품을 직접 구입했고, 상인들이 건넨 송편과 전 등을 맛 보기고 했다고 합니다.

사실 온누리 상품권으로 물건을 살 경우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어 잘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디가게에서 이 상품권을 받아줄 지 몰라 사용을 꺼립니다. 재래시장에서 이를 홍보하고 상품권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덤을 주는 센스도 필요해 보입니다. 시장 상인이 먼저 한 발자국 움직여야  재래시장이 살아납니다.

 

 

재래시장에 단골로 가는 과일 가게가 있어 몇 년 동안 다른 곳을 이용하지 않고 이 가게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재래시장안에 주차장이 없고 그래서 직접 무거운 과일을 자기가 들고 가져가야 합니다. 여름철이 되면 저는 자연적으로 건강에 좋은 헬스를 하게 됩니다. 10KG 되는 수박을 들고  끙끙거리며 집까지  가야하니까요? 요즘은 포도하고 복숭아 박스를 맨손으로 배달하고 있습니다.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들고 다닙니다.

단골로 가는 과일가게가 있습니다. 그 집 과일이 가격이 그렇게 저렴한 것도 아니고 주인장이 친절한 것도 아닙니다. 몇년째 이용했는데 아직 덤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집을 이용하는 것은 과일이 맛있고 신선하다는 것입니다. 과일 주인장은 나의 이런 믿을을 배신한 적이 없습니다.

 

 

모레가 추석입니다. 경기가 살아나는지? 재래시장이 번잡해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채소 가격이 너무 비싸고요 ..어 휴!! 미나리 한단 7,000원 보통 2,000원 하던 것인데.. 공주 햇밤이 한되에 5,000원, 햇땅콩 한 바구니에 5,000원, 상추도 귀하고 숙주나물, 콩나물도 다 팔리고 없네요, 옛날에 시골에서 멋던 싸리버섯이 보여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당뇨에 쫗다는 여주도 보이고.. 제가 좋아하는 채소는 추석 이후에 사기로 했습니다.